어제 영화배우이은주의 사망소식을 듣고, 생각을 해보니 내가 가장 최근에 본 이은주가 출연하는 영화는 '안녕! UFO!' 였던거 같다.
그냥 생각이 나서, 전에 싸이월드에 써놓았던 글을 옮겨 본다.1. 세상엔 두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유에프오를 믿는사람과 믿지않는 사람. 나는 유에프오를 믿는다.
2. 중1때 유에프오를 봤다고 생각했었다. 성탄절 날 하게될 연극을 연습하러 동네 형과 교회를 가던중, 하늘에서 뭔가 번쩍이는 걸 봤었다. 나는 그게 유에프오라고 믿었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건 별똥별이었다. 내 생에 최초로 본 별똥별...
3. 그러고나서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됐을때, 패닉의 유에프오라는 노래가 나왔었다. 뭐 가사의 내용대로 라면 '살찐돼지들과 거짓놀음 밑에서 무릎꿇고 피흘리며 떠났던 이들이 다시 유에프오를 타고 우리에게 온다.' 라는 얘기였는데, 그 노래를 정말 좋아했었다. 그때 아침마다 라디오타이머를 자명종 삼아 일어나곤 했는데, 아직도 그 패닉의 노래로 깨어났던 날의 아침의 상쾌한 기분은 기억이 난다.
4. 그리고 난... 중3때 유에프오를 봤다. 시험기간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벼락치기로 승부를 보던 시험인생이었기때문에, 시험을 보고 눈을 좀 붙이고 날이 어두워져서야 독서실에 가던길에, 정확히 말하면 독서실까지 태워다 주시던 아버지와 차고로 걸어가던 길에 하늘에서 유에프오를 봤다.
분명, 별똥별이 의례 떨어지던 궤적도 아니었고, 늘 지나가던 -나는 김포에 산다...-_-a - 비행기의 야간비행등도 아니었다. 그건 분명 유에프오였다. 믿을진 모르겠지만...
그 때 유에프오 덕에 시험을 잘 봤는지, 아님 망쳤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5. 고등학교 2학년이 슬슬 끝나갈 무렵, 그 당시 수능을 본 수험생들의 다큐멘터리 같은걸 했었다. 제목은 '누가 수능을 보았는가...' (생각할수록 어색한 제목이지만 이런거에 있어서 나의 기억은 정확하다. 분명 저 제목이었다.) 수험생들 생활을, 그것도 꽤나 멋진 수험생들의 생활을 그린 다큐멘터리 였는데, 그 프로 거의 마지막 장면에 정말 예쁘장하고 멋진 수험생 누나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집에 들어가는길에 놀이터에 앉아서 유에프오를 기다리던 장면이 나왔었다. '제 취미에요, 매일 이렇게 앉아서 유에프오를 기다리다 집에 들어가곤 하거든요. 웃기죠?' 그리고 엔딩크레딧(!)과 함께나오던 BGM... 크라잉넛 '말달리자'. 젠장 눈물이 찔끔 났었다. 왠지는 지금의 나로서도 표현 못하겠다. 그냥 뭉클 눈물이 찔끔났었다. '말달리자'라니...
6. 안녕 유에프오라는 영화를 봤다. 당근 사랑에 관한 얘기였지만, 유에프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얘기이기도 했다. 그 감독도 유에프오를 기다리던 사람이었던 건가보다. 아님 그때 그 멋진 수험생 누나가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던 건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다시 유에프오를 기다려 보자' 한동안 잊고 있었다. 이제 다시 유에프오를 기다리기로 했다. 유에프오가 오게되면 이은주가 잠깐이나마 이범수의 얼굴을 볼수 있었던것처럼, 나도 잠깐이나마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래 너를, 너를 볼 수 있을거야, 마음의 눈으로...